좋은 라이팅 수업을 구분하는 방법과 기준

글쓰기 라이팅 에세이 영어 영어 라이팅 영어공부 영어과외 영작 Sep 21, 2021

일전에 제가 <우리 아이에게 딱 맞는 라이팅 선생님 찾기>에 대해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후 많은 독자분들이 공통적으로 문의주셨던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 내용은 대략 "이미 수강중인 라이팅 수업이 과연 좋은 수업인지 구분하는 방법"에 대해서였습니다. 그래서 이번 칼럼에서는 모든 형태의 라이팅 수업을 평가하는 하나의 기준에 대해서 간략하게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본 글이 라이팅 교육을 필요로 하시는 부모님들 뿐 아니라 혹여나 본 칼럼을 읽으시는 라이팅 선생님들에게도 도움이 되길 바라며 글을 써봅니다.

** 먼저 말씀드리고 시작해야하는 것은 제가 말씀드리는 기준이 궁극적인 기준도 아니고 제가 타 기관과 선생님들의 수업들을 폄하하려는 것도 아니라는 것입니다. 여기서 말씀드리는 내용을 하나의 기준으로만 받아들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라이팅이란?

가장 먼저 라이팅이 무엇인지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라이팅은 크게 다음 두 가지가 합쳐진 행위입니다: 1) 전달하고자 하는 정보 2) 그 정보를 전달할 때 사용되는 표현. 이 행위를 조금 더 세분화해서 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여기서 사용한 1-6 단계를 글에서 지속적으로 인용하니 잘 숙지하시고 넘어가시기 바랍니다)


(1) 외부로부터 정보습득 (information gathering) → (2) 습득된 정보를 처리 (information processing) → (3) 습득된 정보를 글쓰기 틀에 따라 정리 (information organizing)  (4) 정리된 정보를 본인의 방식으로 텍스트화 (turning information into text; writing step 1) → (5) 텍스트화 된 내용을 독자가 선호하는 방식대로 구성 및 정리 (contextualizing and revising; writing step 2) -> (6) 최종 글 완성 (text ready for consumption)

 

여기서 파란 부분이 "내용의 영역"이고 빨간 부분이 "표현의 영역"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더 자세하게 설명 드리자면,

 

1) 정보습득: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정보를 읽기, 듣기, 보기 등의 과정을 통해 받아들이는 단계 (Reading의 과정)

2) 정보처리: 받아들인 정보를 나름대로의 방법을 통해 해석하고 내 지식으로 만드는 단계 (Comprehension의 과정)

3) 정보정리: 처리 된 지식을 필요에 따라 카테고리화 하고 지식 간의 연결고리를 형성하는 과정 (Outline/Categorization의 과정)

4) 텍스트화: 연결된 지식을 글이라는 도구를 통해 표현해보는 첫 단계 (First Draft Writing의 과정)

5) 텍스트정리: 내 방식대로 표현된 글을 독자들이 읽기 편한 방식으로 수정하는 단계 (Editing의 과정)

6) 최종 글: Final Draft

 

쉽게 말하자면 글쓰기의 반은 "어떤 내용을 쓸지"에 대한 부분이고 나머지 반은 "어떻게 그 내용을 쓸지"에 대한 부분이라는거죠. 우리가 자주 오해하는 부분이 바로 정보를 텍스트화 하는 것 만 라이팅이라고 생각하는 것이죠. 그런데 라이팅은 단지 써내려가는 것이 아닌 구상의 과정부터 쓴 후 그 것을 독자에 맞게 수정하는 것 까지를 포함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2. 라이팅 수업의 필수요소와 현실

라이팅이 내용과 표현으로 구성된 행위라면 라이팅을 가르치는 과정에서도 두 가지에 대한 수업이 진행되어야 하겠죠? 라이팅 수업은 전반적으로 1) 내용을 잘 만드는 과정에 대한 교육 2) 구성된 내용을 아름답게 풀어내는 표현법에 대한 교육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사실 이게 이번 칼럼 내용의 전부입니다. 내용 만드는 것을 잘 알려주는지, 그리고 같은 내용을 어떻게 하면 더 아름답게 풀어낼 수 있는지를 가르쳐 주는지. 이 두 가지를 나눠서 보시면 되는거죠. 더 상세하게는 위 여섯 단계를 나눠서 보시면 되는거구요.

문제는 많은 수업들이 이 두 가지를 구분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설명드리겠습니다.

 

예1) 리딩을 많이 해야 라이팅이 는다는 말 들어보신 적 있으시죠? 그 말을 풀어 설명하자면 (1) 정보습득이 많으면 자연스레 (4) 텍스트화 할 내용이 많아지니 (6)결과물의 질이 높아진다는 주장입니다. 그러나 이 주장이 모순적인 이유는 (1) 정보습득이 많아진다고 해서 (2) 정보처리능력이 는다는 보장은 없기 떄문입니다. 늘긴 하겠지만 그 속도가 아주 더딜 수 있기에 무조건 (1) → (4)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거죠. 그러니 당연히 (1) → (6)은 더더욱 안되는 것이구요. 결국 이 방법은 내용에 대한 교육 중에서도 일부만 실행하는 방법인거죠. 만약 "많이 읽어서 라이팅을 공부하겠다"고 한다면 리딩 한 내용을 잘 정리하고 분석해서 나만의 내용으로 만들고 그것을 텍스트화 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습법이 필요합니다.

 

예2) SAT Writing식 공부처럼 문법을 열심히 파는 행위는 어떨까요? 이는 주로 (4) 텍스트화에 집중하는 방법입니다. 아주 중요한 과정이고 내용을 글로 옮기는 첫 단계이기에 글쓰기의 가장 핵심적인 행위라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만 너무 집중하게 되면 (1)-(3) 과정에서 일어나는 "컨텐츠에 대한 이해"와 "논리적 사유"의 과정을 놓칠 뿐 아니라 관점을 '나'에서 '독자'로 옮겨야 하는 (5)의 과정도 놓치게 됩니다. 이는 내용에 대한 이해 없이 표현에 대한 구분 중에서도 일부만 공부하는 방법인 것입니다. 어느 순간이 되면 문법이 문제가 아니라 내용 만드는 능력에 문제가 있거나 표현을 더 세련되게 하는 방법을 모르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고민해봐야 합니다. 문법에 집중하는 프로그램에서 이런 고민을 대신 해주지 않는 경우가 많으니 항상 촉각을 세우고 계셔야 하는 것이죠.

 

3. 그래서 어떤 수업을 찾아야 할까?

그래서 추천드리고 싶은 방법은 "각 단계에 특별히 강점을 지닌 수업을 찾아 여러 개의 수업을 병행해라" 입니다. 이 말을 살짝 꼬아보자면 "라이팅을 전반적으로 한 번 훑고싶어요" 같은 요구가 학생에게 아주 안좋은 결과를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는것이죠.

많은 라이팅 프로그램들이 리딩 후 서머리를 시키기도 하고, 문법도 건드리고, 아웃라인도 가르쳐주고, 첨삭도 하고, 친구들과 서로의 글을 에디팅 해보라고도 합니다. (1)-(6) 단계를 모두 훑어주는거죠. 그런데 이렇게 라이팅 과정을 다 훑어보는 식의 수업만으로는 효과적인 공부를 할 수 없습니다. 개별 과정에 대한 전문적인 트레이닝이 필요합니다. 내용을 받아들이고 자신것으로 만들어 정리하는 방법도 자세히 배워야 하고 문법도 열심히 해야 하고 더 좋은 표현을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배워야합니다.

따라서 좋은 라이팅 수업은 결국 "특정 단계에 대해 전문적인 수업"입니다. 이전 칼럼에서 알려드린 SAT Writing식의 수업이나 테크니션 선생님의 수업이 특정 단계에 대한 전문적인 수업이겠지요. (4)단계 문법만 집중해서 가르치거나 (5)단계 에디팅만 집중적으로 가르치는 것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한국의 입시논술을 가르치는 선생님들을 보면 주로 (2)단계 정보처리 (3)단계 정보정리에 아주 특화되신 분들이 있습니다. 여러 정보를 한데 모아 정보를 융합하고 새로운 주장을 만들어 내는 방법을 아주 잘 가르치는 분들을 본 적이 있습니다. 이 과정을 영어로는 cross-analysis(교차분석) 능력이라고도 부르는데 기회가 되면 다음 칼럼에서는 이에 대해 한 번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반면 첨삭중심의 라이팅 수업을 그다지 추천드리지 않는 이유도 마찬가지로 전문적이지 않고 전 과정을 훑는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반복적인 첨삭 교육이 매우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첨삭 선생님께서 과연 (1)에서 (6)단계까지 모두 전문적이신지 고민해보셔야 한다는거죠. 그럴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결국 첨삭 수업은 플러스알파지 라이팅 핵심 교육법이 되기는 힘듭니다.

각 단계에 특화 된 수업은 주로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구성됩니다.

 

1. 1-3단계 내용적 부분을 발전시키려면

다양한 정보를 조합하여 나만의 주장/지식을 만들어내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수업을 들어셔야 합니다. 에세이 라이팅, 논리, 그리고 reading comprehension 내용을 섞어 가르치는 수업이라면 금상첨화입니다. 여러개의 글을 읽고 이해해서 나만의 주장을 펼치는 것에 집중하는 수업을 듣는다면 이 부분에 있어서 아주 좋은 효과를 얻으실겁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글쓰기," 즉 문법, 어휘, 표현법에 집중하기 보다는 내용을 잘 만들고 잘 정리하게 되는 것에 집중하는 "내용집중적" 수업이 되겠죠. 이런 수업은 생각능력을 키워주기 때문에 라이팅 뿐 아니라 모든 교육 과정에 도움이 됩니다.

 

2. 4단계 생각을 글로 옮기는 부분을 발전시키려면

문법과 어휘를 확실히 잡아주는 수업을 들으셔야 합니다. 흔히 말하는 SAT Writing 수업입니다. 문장에서 틀린 문법이 없도록 만들고 더 다양한 어휘를 사용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수업입니다. 보통 이 과정을 1-3단계의 내용적 수업보다 선행하는데, 꼭 그래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 없이 좋은 글을 쓰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3. 5단계 글을 잘 정리하는 부분을 발전시키려면

같은 내용도 더 아름답고 명확하게 만드는 문장력/표현력을 업그레이드 해 주는 수업을 들으셔야 합니다. 문법적으로 오류가 없는 글을 쓰는 것과 좋은 글을 쓰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같은 내용을 더 간단명료하게, 그리고 미학적으로 아름답게 쓸 수 있다면 읽는 사람의 입장에서 훨씬 더 가치있는 글이 되겠죠. 내용이 아무리 완벽해도 그게 잘 표현되지 않는다면 소용이 없으니 이 단계의 수업도 꼭 병행되어야 합니다.

 

4. 나가며

이러한 기준을 모두 충족시켜주는 라이팅 프로그램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하나의 기준만을 가르쳐 주는 프로그램도 없습니다. 모든 라이팅 수업이 다섯 단계를 어느정도 건드릴수밖에 없으니까요.

하지만 어디에 강점이 있는지를 이해하시면 수업을 고르시는데 도움이 될겁니다. 예를 들어 대형 학원은 (3)내용정리 (4)텍스트화 하는 과정에 특화되어 있습니다. 많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다보니 각자가 어떻게 글의 내용을 만드는지 확인할 수가 없고 개별적으로 글을 수정하는 과정을 봐 줄 수 없기 때문이죠. 반면 개인 수업은 선생님마다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어떤 선생님은 (5)에디팅에 특화되어 있고 어떤 선생님은 내용을 만들어 주는 것에 특화되어 있을겁니다.

많은 수업들이 "라이팅 전반"을 가르쳐 줄 것을 약속합니다. 그 어떤 선생님도 "저희는 문법만 가르칩니다!" 혹은 "저희는 내용 구성만 가르칩니다!"라고 홍보하지 않죠. 그럴 필요도 없구요. 여러분들이 기억하셔야 할 것은 한 선생님, 한 수업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고, 학생의 필요와 상황에 따라 위 다섯 단계를 구분해서 생각하시면서 수업을 선택하시는 것입니다. 결국 특정 단계에 강점을 지닌 수업을 찾는 것은 고객의 몫일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그 과정에 도움이 될만한 틀을 가르쳐 드리려 노력한 것이구요. 도움이 되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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