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에게 딱 맞는 라이팅 선생님 찾는 기준

글쓰기 라이팅 영어 라이팅 영어공부 영어과외 영작 Sep 21, 2021

중학교에 올라가 처음으로 라이팅을 본격적으로 배우게 된 학생부터 당장 IB 커리큘럼에 치이고 있는 학생까지, 영미권 커리큘럼을 겪는 모든 학생들은 라이팅이라는 큰 과제를 피해갈 수 없습니다. 그래서 부모님들은 좋은 라이팅 선생님을 찾기 위해 항상 고민이시죠. 그리고 학생들의 라이팅 실력은 정말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단체 수업보다는 개인 과외를 많이들 선호하십니다.

그런데 과연 누가 좋은 라이팅 선생님일까요? 저는 현업 라이팅 강사이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1 대 1 과외를 하지 않기 때문에 오늘 객관적인 시선으로 좋은 라이팅 과외 선생님의 기준에 대해서, 그리고 어떻게 좋은 선생님을 찾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 한 번 말씀드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기준은 본 카페에 계신 많은 선생님들을 폄하하거나 평가하기 위한 기준이 아닌 다양한 선생님들 중 우리 아이에게 가장 잘 맞는 선생님을 찾는데 도움이 되는 길잡이로 받아들여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지금 우리 아이를 가르치고 계신 선생님에게 어떤 부탁을 해야 할지에 대해 조금 더 자세한 기준을 얻어가실 수 있길 바라는 마음에서 알려드리는 내용입니다.

 

1. 아이에 대한 이해

좋은 라이팅 선생님을 찾기 위해 선행되야 하는 것은 바로 우리 아이에 대한 이해입니다.

먼저 우리 아이가 어떤 타입의 학생인지를 이해하셔야 합니다. 제가 개인 과외를 하던 시절, 상담 때 마다 듣던 말이 몇 가지 있습니다.

  • "우리 아이가 공부는 잘 하는데 라이팅이 약해요."
  • "얘는 옆에서 누가 봐줘야 공부하는 아이에요."
  • "우리 아이는 흔히 말하는 모범생 스타일인데 왜 글쓰기만 안 느는지 모르겠어요."
  • "우리 아이는 게을러서 숙제를 많이 내주는 선생님한테 별 효과를 못 봐요."
  • "우리 아이는 집중을 잘 못해서 어떻게 가르쳐야 할 지 모르겠어요."

부모님들이라면 한 번 쯤 과외 선생님에게 해보신 말일겁니다. 그런데 저런 식으로 자녀분을 이해하신다면 자녀분에게 맞는 선생님을 찾기가 굉장히 어려워집니다. 훨씬 더 자세한 아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공부는 잘 하는데 라이팅은 약하다"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이러한 평가는 너무 모호해서 사실 학생이 뭘 필요로 하는지 알기 굉장히 힘듭니다. 영문법 문제는 잘 푸는데 글쓰기 숙제는 점수가 안좋게 나오는 경우를 말 하는 것일 수 있겠고 단어를 많이 알고 있는데 글만 쓰면 왜 유치한 단어만 쓰는지 고민인 경우를 말 하는 것일수도 있겠죠? 이런 경우 우리 아이에게 딱 맞는 선생님들이 있습니다. 반면 "사회, 역사, 수학, 과학 등의 과목에서 다 점수가 잘 나오는데 유독 영어 수업에서 글쓰기 과제만 나오면 죽을 쓰는 케이스"라면 완전 다른 솔루션이 필요합니다.

"우리 아이는 게을러서...집중을 잘 못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과학적으로 일반 사람의 집중력은 짧게는 15분, 길어봐야 45분 정도가 강하게 집중할 수 있는 한계입니다. 이마저도 요즘 유튜브 등 짧고 강하게 뇌를 자극하는 미디어에 노출되어 있는 학생들은 긴 시간 집중하는게 더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어떤 학생이 유독 게으르다던가 집중을 잘 못하는 학생일 경우는 거의 없죠. 대부분의 학생들이 부모님의 기대치에 비하면 게으르고 집중을 못합니다. 가끔 굉장한 아이들이 있지만, 그 학생이 굉장한거지 우리 아이가 못난게 아닙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게임 중독자 같고 공부하기 싫어하고 집중력이 약합니다. 제가 가르쳐 본 전교 1등 학생도 막상 어머니께서는 게임 문제와 선행을 싫어하는 기질 등으로 매우 고민이 많으셨습니다 (세계의 인재들과 경쟁하려면 여기서 전교 1등은 아무 의미 없다고 하시면서 말이죠...!)

이러한 팩트를 기반으로 부모님들이 꼭 고민해서 보셔야 하는 부분은 우리 아이가 "그나마 좋아하는 형태의 공부"를 어떤 방식으로, 얼마나 집중해서 하는지 입니다. 암기를 잘 하는 학생이 있고 큰 그림을 잘 이해하는 학생이 있습니다. 문제풀이를 좋아하는 학생이 있고 주저리주저리 읊으면서 독해하기를 좋아하는 학생이 있습니다. 하나에 집중해서 파는 것을 좋아하는 학생이 있고 멀티를 좋아하는 학생이 있습니다. 망상을 하며 소설을 쓰는 것을 좋아하는 학생이 있고 무엇인가를 분석하기를 좋아하는 학생이 있습니다. 정답이 있는 문제를 좋아하는 학생이 있고 해석이 다양한 문제를 좋아하는 학생이 있습니다. 시험공부를 선호하는 학생이 있고 에세이 쓰는 것을 선호하는 학생이 있고, 프로젝트를 선호하는 학생이 있습니다. 유독 예술적인 요소가 들어간 과제를 좋아하는 학생이 있고 모든 프로젝트와 에세이를 BTS에 대해서 하려는 학생도 있습니다. 이 모든 학생들은 다른 종류의 강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종류의 집중력 지니고 있는 것이지 집중을 못하는게 아닙니다. 우리 아이의 성향과 공부 방식을 온전히 이해하셔아 그에 맞는 선생님을 찾고, 지금 선생님에게 필요한 요구를 하실 수 있는거죠.

우리 아이에 대한 더 깊은 이해가 생기셨다면 이제 고민해야 하는 것은 바로 우리 아이가 어떤 유형의 선생님을 필요로 하는지 입니다.

 

2. 네 가지 선생님 유형

내용파

일단 많은 선생님들이 "내용파" 유형에 속하십니다. 어떤 내용을 어떻게 구성해야 좋은 글이 되는지에 집중한다는거죠. 영어로 하면 substance에 집중한다고 하죠. 예를 들어 역사와 관련된 글쓰기를 하는데 가장 먼저 개념 설명을 하고, 연대를 작성하고, 스토리를 주요 캐릭터 별로 정리 한 후 그것을 아웃라인으로 만들어 글로 쓰면 된다, 이런 식으로 가르치는 경우가 바로 substance, 즉 내용에 집중해서 글쓰기를 가르치는 경우입니다. 만약 우리 아이가 어떤 특정 과목에서 글쓰기를 잘해야 한다면, 혹은 특정 과목에 큰 흥미를 느낀다면, 이런 선생님을 찾는게 도움이 되죠.

그런데 이런 경우 타 과목으로 넘어갔을 때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내용을 잘 정리하고 이해하는 능력은 늘지만 글쓰기 테크닉 자체의 성장이 더딜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이런 식으로 라이팅을 배우게 된다면 내용이 바뀔때 마다 새로운 글쓰기 비법을 찾아야 합니다. 역사 수업에서 라이팅 숙제가 나오면 그거 대로 선생님과 공부해서 첨삭해서 제출하고, 또 경제 수업에서 라이팅 숙제가 나오면 그거 대로 또 공부해서 첨삭해서 제출하고. 점진적으로 성장할 수는 있겠지만 교과 과정은 그 점진적인 기간을 기다려주지 않죠.

 

마라톤파

다음 유형은 "마라톤파" 유형의 선생님입니다. 자주 쓰고 자주 첨삭 받고 좋은 글을 많이 읽으면 라이팅이 는다는 주의의 선생님입니다. 물론 이건 정답입니다. 자주 쓰고 자주 첨삭 받고 좋은 글을 많이 읽는데 라이팅이 안 느는 경우는 없습니다. 그런데 라이팅의 기초가 부족하다던가 라이팅에 뭔가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학생이라면 이런 접근법이 비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한데 반복을 강조한다면 문제이니 말이죠. 그리고 사실 좋은 글은 스스로 찾을 수 있고 첨삭만 저렴한 가격에 해주는 기관들이 있는데 굳이 과외 선생님을 이용할 이유가 없기도 합니다.이러한 유형의 선생님은 사실상 선생님 보다는 첨삭을 전문적으로 해주는 editor에 가깝습니다. 당장 사용 가능한 기술을 전해주는 것이 아닌 반복을 통한 학습에서 "반복" 파트를 맡아주시는 것이기 때문이죠.

반면 이런 유형의 선생님은 이미 어느 정도 잘 하는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학생이 아무리 잘 하더라도 첨삭은 언제나 도움이 됩니다. 특히 잘 하는 학생일수록 글을 복잡하게 쓰거나 쓸데 없이 꼬아 쓰는 경우가 많은데 선생님이 이런 부분을 잘 집어주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미 잘 하는 학생은 선생님의 첨삭을 통해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수준일 가능성이 크기에 더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SAT WRITING 파

다음으로 SAT Writing 유형의 선생님이 계십니다. 이런 선생님들의 경우 주로 문법과 단어에 집중해서 라이팅을 가르치십니다. 이 경우는 당연히 기초가 부족한 학생에게 도움이 됩니다. 문법이 틀리고 단어 선택을 못한다면 사실상 제대로 된 글쓰기 테크닉이나 내용에 대한 논의로 넘어가기 힘들기 때문이죠. 반면 이런 유형의 선생님은 기본기가 완성된 학생들에게는 큰 도움이 못됩니다. 문법과 단어는 도구일 뿐이고 글쓰기는 그 도구들을 이용한 표현 방법입니다. 그런데 도구가 충분해서 이제 표현을 해야 하는 학생에게 계속 도구만 강조하면 안되기 때문이죠. 이러한 유형은 "빡세다", "엉덩이를 붙이고 공부하게 만들어 준다," "맞고 틀리고를 정확히 알 수 있다" 등의 아주 확실한 장점이 있는 반면 글쓰기의 깊이를 더하기 힘들다는 확실한 단점이 공존하는 유형입니다.

 

테크니션

마지막으로 중고등학교 레벨의 라이팅 수업에서는 보기 힘들지만 "테크니션" 선생님들이 계십니다. 이 선생님들은 내용에 상관 없이 글쓰기 그 자체의 테크닉에 집중하십니다. 어떤 주제의 글을 주더라도 어떻게 문장을 더 효율적으로 만들 것인지, 어떻게 더 눈에 띄는 글을 쓰는지, 어떻게 문법을 꼬아서 주제를 강조할지 등을 가르쳐 주는거죠. 이러한 선생님의 경우 이미 문법과 어휘가 어느 정도 완성 된 학생들에게 도움이 됩니다. 기초가 아닌 응용의 영역을 가르치는 선생님이기 때문입니다. 이 분들은 글쓰기를 하나의 기술로 생각하고 라이팅 과정 뿐 아니라 최종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첨삭의 과정에 필요한 테크닉을 가르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3. 그래서 어떤 선생님을 구해야 할까?

이렇게 다양한 유형의 선생님들이 계십니다. 그리고 그 반대편에는 다양한 부족함을 지닌 우리 아이들이 있습니다. 이 두 가지에 대한 이해가 잘 되어 계실수록 좋은 선생님을 찾으실 가능성, 그리고 현재 선생님으로 부터 더 많은 배움을 이끌어 낼 가능성이 커질겁니다. 집중력이 짧고 문제 풀이를 좋아하는 학생에게 반복적으로 에세이를 쓰고 첨삭 받는 것 만큼 고통스러운 일은 없을겁니다. 반면 프로젝트 형식의 공부를 즐기는 예술성 강한 아이는 긴 호흡으로 특정 주제에 집중된 내용으로 글을 써보는 수업이 가장 즐거울겁니다. 우리 아이에게 중요한게 내용인지, 반복인지, 첨삭인지, 문법인지, 단어인지 고민해 보셔야 한다는거죠. 그리고 모든 선생님은 저 네 가지 유형을 어느 정도 섞어 가지고 계십니다. 무작정 문제만 풀게 하는 라이팅 선생님도 없고 무작정 첨삭만 하는 선생님도 없죠 사실. 지금 대화하고 계신 선생님이 어떤 유형을 가장 강하게 띄고 있는지를 판단하시는게 관건입니다. 지금 제가 드린 저 유형을 생각하시면서 커리큘럼에 대해 대화를 나누신다면 그 과정에서 아마 어느 정도 보이실겁니다.

 

한 가지 팁을 드리자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시간이 없다 = 내용파 혹은 테크니션

- 당장 내 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할 수 있기 때문

 

시간이 많다 = 마라톤형

- 장기적으로 다양한 글쓰기를 해볼 수 있고 점진적으로 느는 것 만큼 습관 형성에 좋은 건 없기 때문

 

학생이 비교적 어리거나 영어에 노출된 기간이 짧다 = SAT Writing형 혹은 마라톤형

- 문법이나 단어의 기초가 잘 잡혀야 본격적으로 글쓰기와 논리로 넘어갈 수 있기 때문

 

기술적이고 단순한 형태의 글쓰기만 주로 필요한 완전 이과 학생 = SAT Writing 형

- 수학 문제 하나 더 푸는게 더 이득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

 

또 좋은 방법은 테크니션 선생님에게 단기간 동안 다양한 테크닉을 배운 후 내용파나 마라톤형 선생님과 함께 반복적으로 그 테크닉을 대입해보는 것입니다.

 

이러한 요소들을 고민하시면서 좋은 라이팅 선생님을 찾으시길, 혹은 이러한 내용을 통해 지금 라이팅 선생님에게 더 자세한 부탁을 하실 수 있길 바랍니다. 그리고 동시에 이 요소들을 통해 선생님들의 다양한 장점들을 보실 수 있길 바랍니다. "저 선생님 별로야" 라고 하시기 전에 "저 선생님은 이런 유형이셔서 지금 우리 아이랑 맞지 않았구나" 라고 생각하실 수 있길 바랍니다. 그렇게 하신다면 좋은 선생님을 놓치지 않고 아이가 성장함에 따라 적시적소에 필요한 선생님을 찾으실 수 있을거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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