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한 문장을 업그레이드 하는 영어 라이팅 공부법
Sep 21, 2021
"Children could learn English quickly by using technology like the ipad."
1. 들어가며
한국어가 모국어인 초중학생 친구들이 쓴 글을 보면 위와 같은 문장을 자주 접할 수 있습니다. 라이팅 강사의 입장에서 위 문장을 평가해보자면 맥락없이도 쉽게 몇가지 평가를 내릴 수 있습니다. 먼저 어린 친구, 혹은 영어가 아직 편하지 않은 친구가 쓴 글인 티가 많이 납니다. 그리고 뭔가 한 켠의 불편함을 야기합니다. 문법이 마구 틀렸거나 그런건 아닌데, 뭔가 고칠 부분이 있는 것 같은 불편함을 줍니다. 얼핏 보기엔 그냥 일상적인 문장인데 왜 이런 평가를 내릴까요?
이번 글에서는 위 문장의 문제점들을 분석하며 유치한 글, 미숙한 글을 벗어나 조금 더 정확하고 세련된 문장을 만드는 방법에 몇 가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2. 주장의 상세성
먼저 어휘가 주장에 끼치는 영향을 한 번 보겠습니다. 위 문장은 전반적으로 영어만 사용해온 사람의 느낌이 아닌 한국어가 모국어인 아이가 쓴 글인게 바로 보입니다. Children could learn English.... 아이들은 영어를 배울 수 있다. 이렇게 시작하죠? 그런데 이건 우리나라에서 주로 사용하는 "아이들은" 이라는 의미의 children을 사용한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많은 컨텍스트 상 "아이들"이라고 하면 대부분이 사람들이 잘 알아듣습니다. 하지만 영미권에서 children이라고 하면 "자녀로서 존재하는 사람들" 정도의 뉘앙스를 띄고 있습니다. 상황에 따라 아주 모호하고 두리뭉실한 단어가 될 수 있는 것이죠. 따라서 정확히 어떤 부류의 아이들이 영어를 배우는지를 더 상세하게 설정해주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Students can learn (직업/상황 설명)..., Young children (나이 설정) learn..., Children under 5 (나이 상세 설정)이 되어야 한다는거죠.
다음으로는 "...technology like the Ipad"를 보겠습니다. "아이패드와 같은 기술"이라고 하니 얼핏보면 맞는 말 같습니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시면 아이패드는 그 자체로 하나의 기술이 아닙니다. 많은 기술을 사용해서 만들어낸 "제품"입니다. 한국어로 글을 쓴다면 아이패드를 기술이라고 부를 리가 없을텐데 영어를 사용하는 순간 학생의 뇌 속에서는 알고 있는 단어 중 아아패드를 포함시킬 수 있는 최선의 카테고리를 찾는다고 찾은게 technology인 것입니다. 영어 어휘가 약하니 카테고리 구분이 어린 아이처럼 미숙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문제입니다. 이것은 단순히 단어를 외운다고 고쳐지는게 아닌 내 주장이 정말 맞는 주장인지에 대한 분석을 하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아이패드가 정말 테크놀로지일까?"라고 반문할 줄 아는 아이가 되도록 훈련해야 한다는거죠.
그렇다면 이 글을 쓴 학생이 원래 생각했던 "children(아이들)", 그리고 "technologies like the ipad (아이패드와 같은 기술)"이 도대체 뭘까요? 이런식으로 글을 쓰는 학생들에게 물어보면 어떤 대답이 나올까요? 대부분의 경우 "그냥 그런거 있잖아요, 영상 볼 수 있고 그런 기계들" 이라는 대답이 돌아옵니다. 본인들도 사실 아이패드 말고는 딱히 생각해본게 없는거죠. Children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냥 생각없이 뭉뚱그려 이야기 한거죠.
좋은 글쓰기 공부는 바로 여기서 시작됩니다. 당당하게 그냥 "아이패드"라고 딱 정해서 그것만 쓰던지 아니면 "아이패드와 같이 영상 시청을 가능하게 해 학습을 보조해주는 기계"라고 상세하게 풀어서 쓰던지 결정을 해야합니다. 무엇이 내가 더 말하고싶은 내용인지 정확하게 선택하라는거죠. 애매모호하게 technologies like the ipad라고 쓰는건 결국 생각하는 훈련이 안되어 있어서, 생각을 더 깊게 하지 못해서 그런 것입니다. 생각을 훈련한다는 것은 "그래서 그게 정확히 뭔데?"라는 질문에 대답을 해내는 것입니다. 영어를 못해서 그런것 같지만 사실 영어를 못한다는 걱정 때문에 생각조차 못해서 그런겁니다. 천천히 시간을 갖고 생각을 해보는 것, 그것이 영어 글쓰기 발전의 가장 중요한 첫 걸음입니다.
3. 주장과 확신
한국어에서는 많은 경우 "~할 수 있다," "~할 수 있었다," "~할 수 있게 되었다" 등의 표현을 많이 씁니다. 반면 "~했다," "~한다" 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을 두려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자소서에 자주 나오는 표현중에 "동아리 활동을 통해 리더십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것을 영어로 직역하면 "I could develop leadership by participating in the club"이 됩니다. 그런데 영어에서 I could develop은 ~할 수 있었다 라는 과거형으로 해석되지 않고 아직 실현되지 않은 가능성에 대한 것을 이야기 하는 미래지향적 뉘앙스를 띕니다. 영어에서 "~할 수 있었습니다"라는 표현은 없다는 것이죠.
학생은 아마 "아이들은 아아패드와 같은 기술을 통해 영어를 빨리 배울 수 있었습니다" 정도의 표현을 하고자했을텐데, 영어에선 이런 표현 보다는 "아이들은 [...] 빨리 배웠습니다" 라는 확정적 표현이 훨씬 자연스럽습니다. 영어로 하면 "Children learned English...혹은 Children picked up English..."가 되겠죠. 확신있는, 자신있는 표현을 하는 것을 어색해하면 원어민스러운 영어적 표현은 나올 수 없습니다
확신에 찬 주장을 하는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최대한 핵심 행위 그 자체를 나타내는 단어를 동사 자리에 써주면 됩니다. Children can learn..., I could develop...이 아니라 Children learn English..., I developed leadership 이런 식으로 쓰라는거죠 (동사와 관련된 제 이전 글을 보시면 더 상세하게 이 방법에 대해 배우실 수 있습니다). 모든 문장에 적용되는 방법이라기 보다는 글쓰기를 하는 과정에서 항상 "내가 이 문장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핵심행위가 무엇인가"를 고민하고 그것이 동사 자리에서 정확하게 나타나도록 해주라는 것입니다.
4. 나가며
그래서 정답은 뭘까요? 어떻게 문장을 바꿔야 좋은 문장이 될까요? 그 정답은 앞뒤문맥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누가 우리의 독자인지에 따라서도 달라지구요. 이 짧은 글을 통해 모든것을 다 설명드릴 순 없지만 적어도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친구들이 보이는 고질적인 문제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 문제점을 발견하실 수 있는 틀을 드리는 것이 목적이었고 그 목적이 달성되었길 바랍니다. 문법이나 어휘의 문제를 넘어 표현력과 문장력의 문제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셨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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