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 안되고 복잡하고 산만한 글 전문가 수준으로 5분 만에 고치는 방법

집중 안되고 복잡하고 산만한 글

학생들이 글을 읽다보면 집중하지 못하고 산만할 때가 있죠? 이럴때 선생님이나 부모님은 집중하지 못하는 아이를 혼내곤 합니다.

그런데 그거 아시나요? 리딩을 산만하게 할 때 많은 경우 그 잘못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글 자체가 산만하게 쓰여졌다면 그 글을 읽을 때 집중할 수 없는게 당연하겠죠.

리딩을 배울 때는 어려운 글을 읽는 연습을 하곤 합니다만 라이팅을 배운다고 해서 어려운 문장을 쓰는 훈련을 하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리딩 학습의 핵심은 어려움을 극복하는 것, 즉 복잡한 문법과 논리, 저자의 숨겨진 의도 등을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능력을 키우는 과정이지만 글쓰기의 핵심은 어려운 글을 쓰는게 아닌 명확한 글을 쓰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명확하다는 것이 정확히 뭘까요? 글을 썼는데 선생님의 피드백이 "Unclear (명확하지 않음)"이라면, 뭐가 문제인걸까요? 여기에 오늘의 주제가 등장합니다. 명확함의 문제는 집중력의 문제와 직결됩니다. 글을 읽는데 무엇인가가 확실하지 않다? 도대체 뭔 소리를 하고 있는 건지 정확히 알기가 힘들다? 그 말은 결국 주제가 무엇인지가 불확실하다는 것입니다. 하나의 주제로 글이 통일성을 보여주지 않으니 내용이 명확하지 않고 집중을 하기 힘든 것이지요.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집중하기 힘든게 아니라 집중할 대상을 찾기가 힘든 것입니다.

그러면 집중력의 문제,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앞에서 제가 뭐라 그랬죠? 명확하지 않고 집중되지 않는 글은 "주제가 무엇인지 불확실한 것"이 문제가고 했죠? 여기서 주제를 영어로 하면 "subject"입니다. Subject는 다른 말로 하면 "주어"죠? 바로 "주어"에 오늘의 비법이 숨겨져 있습니다. 주어를 잘 사용하기만 하면 5분 만에 내 글을 산만한 글에서 전문가의 손길을 거친 글 처럼 바꿀 수 있습니다.

주어 맞추기

그렇다면 주어를 어떻게 해야 내 글이 전문가의 글 처럼 바뀔 수 있을까요? 해답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맞추면 됩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한 문단 안에 있는 문장의 주어를 모두 맞춰 주면 됩니다. 영미권 독자들은 주어를 통해 주제를 발견하기 때문에 주어를 맞춰준다면 하나의 주제가 지속되는 효과를 줄 수 있기 때문이죠.

자, 예를 한 번 들어볼게요.

The modern society faces countless problems, from genocides and pandemics to natural disasters. However, the most significant crisis that we face today is global warming. While some claim that it would be impossible to overcome this menace, I believe that we are on our way to solving this problem; scientists are developing innovative technologies to retaliate the warming and more and more people are doing what they can individually to surmount this situation

 

확실한건 이 문장이 이미 좋은 문장이라는겁니다. 하지만 자세히 한글로 설명해보면 어떤 문제가 있는지가 금방 드러납니다.

"현대 사회는 다양한 문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대량학살, 유행병 그리고 자연재해 등 말이죠. 그런데 가장 심각한 문제는 바로 지구 온난화입니다. 어떤 이들은 이 문제가 해결 불가능할거라 하지만 저는 우리가 이미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과학자들은 획기적인 온난화 방지 기술을 만들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개인이 할 수 있는 방법들을 통해 이 현상을 이겨내려고 노력중입니다."

 

이 글은 과연 현대 사회의 문제에 대한 글일까요, 지구 온난화에 대한 글일까요, 아니면 지구 온난화 해결 방법에 대한 글일까요? 미묘한 차이지만 독자들은 이러한 미묘한 차이 때문에 생기는 잠깐잠깐의 pause를 이해해주지 않습니다. 쉼 없이 편하게 읽을 수 있는 글이 아니라면 그 글은 이미 독자를 잃는다는걸 기억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주어를 맞춰주면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한 번 보죠.

Countless problems threaten the survival of the modern society. However, the most significant of them all is global warming. While some claim that this menace is impossible to overcome, this problem, I believe, is solvable. Solutions are being devised by scientists through innovative technological developments and by ordinary people through small yet crucial individual efforts to surmount this situation.

빨갛게 표시한 부분이 주어입니다. 여기서 보시다시피 주어를 맞춘다는게 정말 똑같은 단어를 반복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같은 의미를 지닌 개념을 주어 자리에 넣어 주라는 것이죠. 주어를 맞추는 다양한 공식과 방법이 있지만 그것은 다음 기회에 다루기로 하고, 일단 한글로 보시면서 어떻게 변했는지를 확인해봅시다.

"수많은 문제가 현대 사회의 생존을 위협합니다. 하지만 그 중 가장 심각한 문제는 바로 지구 온난화 입니다. 어떤 이들은 이 문제가 해결불가능하다고 말하지만 이 문제는 제가 믿기로 해결 가능합니다. 해결책은 과학자들의 획기적인 기술 발달과 일반인들의 작지만 핵심적인 노력으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한글 번역이 조금 이상하긴 하지만 확실한건 지구온난화에 대한 글이라는 것이 훨씬 잘 나타나죠.

이렇게 주어 자리에 같은 개념을 넣어주면 주인공이 반복해서 나와 그 인물이 주인공임을 알 수 있는 것처럼 주제가 무엇인지 알 수 있게 되죠. 이제 주어 맞추기를 기억하시고 글에 집중력을 더해주세요.